홍준표 “국민의힘, 보수 자칭한 사이비 레밍집단…당에서 내 역할 없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전 대구시장(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6·3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을 향해 “보수를 자칭한 사이비 레밍집단이자 사익만 추구하는 이익집단”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홍 전 시장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제 회생이 어려울 정도로 뼛속까지 병들었다”며 “이념도 없고 보수를 잠칭한 사이비 레밍집단이며 사익만 추구하는 이익집단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를 언급하며 “2017년 당 지지율이 4%까지 떨어지고 보수 언론에서도 해체하라는 압박이 있을 때 경남 지사직을 내려놓고 대선에 출마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렇게 살린 당에서 21대 총선에서는 공천도 받지 못한 채 대구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지만, 1년 넘게 복당조차 허용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20대 대선 당시 경선 과정을 두고도 불만을 토로했다. 홍 전 시장은 “2021년 대선 경선에서 지지율 4%로 시작해 두 달 반 만에 윤석열 후보를 10%포인트(P) 이상 앞섰지만 쌍권과 당내 기득권, 신천지까지 동원된 당원투표로 사기 경선이 이뤄졌고 후보 자리를 넘겨줬다”며 “결국 대구시장으로 다시 내려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선도 또 다른 탄핵으로 당은 아수라장이 됐고, 나는 홍준표의 나라를 꿈꾸며 충분히 준비했지만 또다시 정치검사 출신 네놈의 합작으로 사기 경선이 벌어졌다”며 “믿었던 국회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도 모두 그 사기 경선의 공범이었고 결국 나 홀로 경선을 치렀다”고 밝혔다. 이어 “그때부터 이 당을 떠날 때가 됐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홍 전 시장은 “민심이 통하지 않는 그 당에 남아 내가 할 일은 더 이상 없다”며 “이제는 나를 탓하지 말고, 남아 있는 보수 회생의 불씨인 이준석도 탓하지 말라. 이 모든 것은 너희들의 자업자득”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곧 다가올 빙하기(ICE AGE)는 혹독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