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헬스]'라이팅힙' 열풍…손가락 건강 조심하세요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라이팅힙(Writing-hip)'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쓰기(Writing)'와 '힙(hip)'의 합성어로, 손글씨 쓰기나 필사를 하나의 문화로 즐기는 현상이다. 앞서 독서를 취미로 여기는 '텍스트힙(Text-hip)'에 이어 새롭게 등장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1020세대는 다이어리 꾸미기, 일기, 필사 등 손글씨 활동을 신선하게 여기고, 3040세대는 어린 시절 추억을 되살리는 경험으로 라이팅힙 매력에 빠졌다.

문구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국내 문구·사무용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개성 있는 디자인 문구 브랜드와 프리미엄 필기구가 매출 증가에 한몫했다. 최근 코엑스에서 열린 문구박람회에도 이틀간 2만5000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손글씨는 자극적인 동영상 시청을 줄이려는 '디지털 디톡스'의 주요 방법으로도 꼽힌다. 독서를 하던 중 마음에 드는 문장을 손으로 직접 옮겨 써보는 과정에서 어휘력과 문장력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장시간 힘을 줘 손글씨 쓰는 동작이 반복될 경우, 손가락 힘줄에 미세손상이 누적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손글씨만으로 손가락 질환이 크게 발현되지 않을 수 있지만, 스마트폰·컴퓨터 사용은 물론 과도한 집안일 등이 더해질 경우 관련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주의해야 할 손가락 질환으로는 방아쇠수지증후군이 있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손가락에 강한 힘이 가해지거나 같은 동작을 반복할 경우, 손가락 힘줄에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손가락을 구부릴 때 나는 '딱' 소리가 방아쇠를 당기는 것과 비슷해 이름이 붙여졌다. 오랜 시간 손가락을 움켜쥐어야 하는 미용사, 재봉사, 악기 연주자, 목수 등이 방아쇠수지증후군에 자주 시달린다.

주요 증상으로는 손가락 힘줄 부위가 붓고, 기상 직후 손가락을 구부리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 등이 있다. 손가락과 손바닥이 연결된 힘줄 부위에 국소 통증이 나타나고, 심해지면 단단한 결절이 만져지거나 손가락이 구부러진 상태에서 펼 수 없게 된다.

방아쇠수지증후군 치료법은 다양하다. 그중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치료 등 한의통합치료로 관련 질환을 호전시킨다. 구체적으로 침 치료는 손가락 주변 인대와 근육 긴장을 이완시키고 통증을 완화한다. 순수 한약재 성분을 인체에 주입하는 약침 치료는 통증을 일으키는 염증을 해소하고 신경 재생에 도움을 준다.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널리 이용되는 '신바로 약침'은 방아쇠수지증후군 증상 완화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방아쇠수지증후군 환자에게 3주간 신바로 약침 치료를 진행한 결과, 환자 통증숫자평가척도(NRS; 0~10)가 치료 전 8(매우 심한 통증)에서 치료 후 1(미미한 통증)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글씨를 쓰기 전 손가락 보조기를 착용해 관절 부담을 줄이는 것이 좋다. 가벼운 통증이 느껴진다면 온찜질을 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손가락을 뒤로 젖혀 관절을 이완시키는 방법도 권해본다.

김영익 울산자생한방병원장
김영익 울산자생한방병원장

김영익 울산자생한방병원장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